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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Spider-Man: Into the Spider-Verse): 혁신적인 애니메이션 기법으로 그려낸 다중 우주의 영웅 이야기




 

2018년 개봉한 밥 퍼시케티, 피터 램지, 로드니 로스만 감독의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Spider-Man: Into the Spider-Verse)'는 소니 픽처스 애니메이션에서 제작한 작품으로, 다양한 평행 우주에서 온 스파이더맨들이 함께 모험을 펼치는 이야기를 그린 애니메이션 영화입니다. 혁신적인 시각 효과와 애니메이션 기법, 그리고 깊이 있는 스토리텔링으로 전 세계적인 찬사를 받은 이 작품은 애니메이션 영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줄거리

브루클린에 사는 아프리카계-라틴계 미국인 고등학생 마일스 모랄레스(샤메익 무어)는 우연히 방사능 거미에 물려 스파이더맨의 능력을 얻게 됩니다.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그는 자신의 도시를 지키는 진짜 스파이더맨인 피터 파커(크리스 파인)를 만나게 됩니다.

그러나 마일스가 피터를 만난 직후, 범죄 조직의 보스 킹핀(리브 슈라이버)이 차원 충돌기를 가동시켜 다른 차원의 문을 열게 되고, 이 과정에서 피터는 치명상을 입고 마일스에게 킹핀의 계획을 저지해달라는 부탁을 남기고 사망합니다.

차원 충돌로 인해 다른 평행 우주에서 온 여러 스파이더맨들이 마일스의 세계로 오게 됩니다. 이들 중에는 이혼하고 의욕을 잃은 중년의 피터 B. 파커(제이크 존슨), 다른 차원의 스파이더우먼 그웬 스테이시(헤일리 스테인펠드), 흑백 세계의 느와르 스타일 스파이더맨(니콜라스 케이지), 일본 애니메이션 스타일의 펜티 파커(킴부 카미카즈), 그리고 만화 같은 스타일의 돼지 스파이더햄(존 뮬레이니)이 있습니다.

마일스는 아직 자신의 능력을 완전히 통제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이 베테랑 스파이더맨들과 함께 킹핀의 계획을 저지하고 모두를 각자의 우주로 돌려보내야 하는 임무에 직면합니다. 과정에서 그는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진정한 스파이더맨으로 성장해 나갑니다.

혁신적인 애니메이션 기법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는 그 독특하고 혁신적인 애니메이션 스타일로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제작진은 전통적인 3D 컴퓨터 애니메이션에 2D 만화적 요소를 결합하여 마치 움직이는 코믹북과 같은 독특한 시각적 경험을 창조했습니다.

영화는 총 177명의 애니메이터가 참여했으며, 일반적인 애니메이션 영화의 두 배 이상의 인력이 투입되었습니다. 1초의 영상을 만들기 위해 1주일이 소요되었고, 만족할 만한 10초의 영상을 얻기까지 1년이 걸렸다고 합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기술적 혁신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첫째, 프레임 레이트의 변화입니다. 일반적인 애니메이션이 초당 24프레임(on ones)으로 제작되는 반면, 이 영화는 부분적으로 초당 12프레임(on twos)을 사용했습니다. 이는 각 이미지가 화면에 두 프레임 동안 유지되는 방식으로, 애니메이션에 '바삭한(crunchy)' 느낌을 줍니다. 특히 숲에서 스윙하는 장면에서 미숙한 마일스는 on twos로, 숙련된 피터는 on ones로 애니메이션 처리되어 캐릭터의 특성을 시각적으로 표현했습니다.

둘째, 모션 블러 대신 스미어(smear) 기법을 사용했습니다. 현대 애니메이션에서 주로 사용하는 모션 블러 대신, 1942년 '더 도버 보이즈' 같은 초기 카툰에서 사용되던 스미어 기법을 도입했습니다. 이 기법은 한 프레임에 여러 개의 팔이나 다리가 보이게 하여 움직임의 환영을 만들어냅니다.

셋째, 하프톤(half-toning)과 크로스해치(cross-hatching) 기법을 사용했습니다. 색상과 그라데이션을 표현하기 위해 점을 사용하는 하프톤 기법과 그림자를 표현하기 위한 교차선 기법을 도입하여 만화책 특유의 질감을 구현했습니다.

넷째, 커비 크랙클(Kirby Krackle)이라 불리는 추상적인 점들을 사용해 에너지의 환영을 만들어냈습니다. 이는 전설적인 마블 아티스트 잭 커비의 스타일을 참조한 것입니다.

다섯째, 만화책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미스프린트 효과를 의도적으로 사용했습니다. 배경을 흐리게 처리하는 대신, 색상이 약간 어긋나게 배치하여 깊이감을 표현했습니다. 초점이 맞는 부분은 색상이 정렬되고 선명하게 보이도록 했습니다.

다양성과 정체성의 메시지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는 단순한 슈퍼히어로 영화를 넘어 다양성과 정체성에 관한 강력한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주인공 마일스 모랄레스는 아프리카계-라틴계 미국인으로, 기존의 백인 중심 슈퍼히어로 서사에서 벗어나 다양한 배경을 가진 관객들에게 공감과 영감을 주는 캐릭터입니다.

영화는 "누구나 마스크 뒤에 있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통해 스파이더맨이라는 아이콘이 특정 인종, 성별, 나이에 국한되지 않음을 보여줍니다. 다양한 평행 우주에서 온 스파이더맨들은 각자 다른 배경과 스타일을 가지고 있지만, 모두 같은 책임감과 사명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또한 영화는 마일스의 성장 과정을 통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영웅이 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그는 단순히 다른 스파이더맨들을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개성과 능력을 발견하고 받아들이면서 진정한 스파이더맨으로 거듭납니다.

비평과 수상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는 개봉 즉시 평단의 극찬을 받았습니다. 로튼 토마토에서 97%의 신선도 점수를 받았으며, 메타크리틱에서는 87점을 기록했습니다. 비평가들은 영화의 혁신적인 시각 스타일, 감동적인 스토리텔링, 그리고 다양성에 대한 접근 방식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가디언지의 찰스 브라메스코는 "대담하고 역동적이며 유머러스하면서도 진정성 있는 작품"이라고 평했으며, 커먼 센스 미디어의 산디 앙굴로 첸은 "훌륭한 가족 영화가 갖춰야 할 모든 요소를 갖춘 작품"이라고 극찬했습니다.

영화는 제91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애니메이션 영화상을 수상했으며, 골든 글로브, 애니 어워드, 영국 아카데미 영화상 등 다양한 시상식에서도 수상했습니다.

문화적 영향과 후속작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는 애니메이션 영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며 큰 문화적 영향을 미쳤습니다. 특히 그 독특한 시각적 스타일은 이후 많은 애니메이션 작품들에 영감을 주었습니다.

영화의 성공은 2023년 개봉한 후속작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스파이더버스'로 이어졌습니다. 후속작에서는 마일스가 다중 우주의 스파이더맨들을 보호하는 '스파이더 소사이어티'와 대립하게 되는 이야기가 그려집니다.

어크로스 더 스파이더버스는 전작의 혁신적인 시각 스타일을 계승하면서도 더욱 확장된 스파이더버스 세계관을 보여주었으며, 2025년에는 3부작의 마지막 작품인 '비욘드 더 스파이더버스'가 개봉될 예정입니다.

결론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는 혁신적인 애니메이션 기법과 감동적인 스토리텔링, 그리고 다양성에 대한 진정성 있는 접근으로 슈퍼히어로 장르와 애니메이션 영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습니다. 이 영화는 단순한 오락거리를 넘어 모든 이들이 자신만의 방식으로 영웅이 될 수 있다는 보편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며, 애니메이션의 예술적 가능성을 확장시킨 현대 애니메이션의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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